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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피투성이의 역설
조회 3,915  |  추천 51  |  비추천 0  |  점수 236  |  2011-01-30 00:05
글쓴이 :    슬픈한국


출처: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48590

시나리오대로라면 상황은 언제나 예측된 결과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속에선 수시로 예기치 못한 반전이 나타난다. 그것중 하나가 바로 역사의 역설이란 것이다.

1990년 1월 김영삼은 민주세력의 절반을 이끌고 민정당에 백기투항했다. 이 3당합당은 민주개혁진보진영의 가치와 자산을 송두리째 붕괴시켰다. 원칙과 상식으로부터 신뢰가 나온다. 그 신뢰로부터 정치적 가치가 만들어 지고, 그 도덕적 자산의 누적으로부터 역사발전의 동력이 창출된다. 그런데 김영삼이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로 50년 가까이 쌓아온 가치와 자산의 절반 이상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것이다.

그렇게 소중한 가치와 자산을 날려버린 댓가로 김영삼은 대통령이 되었다. 이후 그는 실추된 개인적명예를 만회하기 위해 금융실명제,군사조직 혁파,역사 바로세우기등의 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개혁은 예측대로 되지 않았다. 군사독재보수가 주류인 한나라당의 내분을 불러왔고 시장추종보수와의 대결로까지 이어진것이다. 조선 중앙간의 언론전쟁,김영삼 이회창계파간의 정치전쟁,현대 삼성간의 시장전쟁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절대독재자가 사라진 무주공산 속에서 탐욕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러한 혼란은 결국 국가부도사태라는 초유의 경제위기와 이에 따른 최초의 정권교체로 귀결되었다.

김영삼의 오류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개혁은 필연적으로 분열과 보복을 불러온다는것을 간과했다라는것이다. 국민은 개혁을 원한다. 그러나 개혁하면 바로 죽인다. 국민은 군사독재척결을 원했지만 그것을 시행하자마자 대구경북죽이기로 몰아갔던것이다. 그러나 개혁이 이처럼 항상 허무하게 끝나는것만은 아니다. 역사의반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단,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정의의 편에 서있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질게 뻔하더라도,얻는게 없더라도,기회를 잃더라도,유린 당하더라도 이기는 불의보다 지는 정의,가난한 정의,기회없는 정의,유린당하는 정의의 편에 서있을때 훗날 역사적평가와 조우할수 있게 되는것이다. 김영삼은 그렇지 못하고 단물을 쫒아 민정당에 투신했던 과오때문에 역사적구제를 받을수 없었던것이다.

이렇듯 역사의 힘은 반전의 역설로부터 기인하는 것이다. 부산이 노무현을 연거푸 떨어 뜨렸지만 대통령이 되게 한 역설,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야합해 탄핵했지만 되레 자신들이 몰락한 역설도 마찬가지 선상의 반동이다.

10년후 정권을 찾아온 이명박은 이 점을 세심히 연구한것으로 보였다. 그는 개혁의 역설을 잘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국민은 개혁을 원하지만 개혁하면 바로 죽인다는것을 잘 알기 때문에 "무개혁"을 들고 나온것이다. 대신 역사적 평가는 박해지게 된다. 그는 이 딜레마의 해법을 평온에서 찾으려했다. 조용하면 무난한것 아니겠냐는 식의 전략을 들고나온것이다.

여기에 동원된것이 바로 언론장악이다. 국물앞에 장사없다는 지극단순한 논리로 종편퍼주기,시청료인상등의 당근을 동원했고 한편으론 감세,고환율,토목건설 등으로 시장추종보수들에게 무지막지한 퍼주기도 병행했다.

그러나,바로 이지점에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군면제,다중전과,국방예산 22조원삭감,공군활주로비틀기,개머리판에 눈알 대고 총쏘기,수류탄대신 보온병 투척하기,민간인이 거수경례하기 등의 고문관행렬로서 군사독재보수,일명 안보보수들의 체면을 구겨뜨린것이다. 분노한 안보보수들은 이에 대한 정체성입증으로 종북좌파척결을 요구하고 나왔다.

이명박은 주저했다. 개혁의 역설만큼이나 피투성이의 역설 또한 잘알고 있는 그였기 때문이다. 김대중 노무현세력을 제거면 역풍이 불것이고 그렇게 되면 5년단임 퇴임후에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되리라는것은 불을 보듯 훤했던것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 시나리오는 예정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미국산쇠고기반대시위로 궁지에 몰리기 시작한것이다.

이 시위를 도화선으로 정치보복 결심을 굳히는 정신나간 결단을 하게 되고 김대중,노무현세력을 정치제거하게된다. 한번 뚜껑이 열리자 이후 폭주에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한명숙 죽이기,천안함 북풍,연평도교전등으로 끝없이 이어지게 된것이다. 과연 이것이 국민들이 원했던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일까. 아니라는 것이 문제인것이다.

개혁을 원하지만 개혁하면 죽이고,보복을 원하지만 보복하면 다시 보복을 요구하는것이 바로 국민의 속성이다. 민주개혁진보진영을 피투성이로 만들면 그 세력이 금새 소멸할것 같지만 되려 정치적가치와 도덕적자산이 늘어나는 역설도 생겨난다. 이러한 가치와 자산이 훗날 역사의 발전이란 반동을 만들어 내게끔 하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광재 피투성이의 역설도 마찬가지다. 이명박은 일단 김대중,노무현세력에 보복을 단행한 이상 씨를 말려버리는것만이 자신의 살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부산경남의 노무현세력을 제거한후 김영삼몰락으로 붕괴된 PK세력을 복원하는 것이 그의 이후 시나리오다. 무엇보다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에 놀라 김태호를 국무총리에 내세우려했던것이 이러한 계획을 잘보여주는 증거라 할수있을것이다. 

그러나 박근혜를 짓밟아 대구경북의 거점을 마련하고,노무현을 제거해 부산경남의 거점을 마련하는식의 정치목표란 애시당초부터 달성불가한것이었다. 김영삼의 몰락은 TK에 대한 보복으로부터 출발한것이었고,그렇게 몰락했던 PK의 노무현지지는 노무현에 대한 보복으로부터 완성된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보복으로 피투성이를 만들어 몰락시켜 세력을 만들어낸다라는것은 어불성설인것이다. 오히려 역린을 불러올뿐이다. 거꾸로 역사의 찌꺼기들을 청산해 나가는 개혁의 원동력은 바로 이러한 제대로된 역린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그동안 누적되어온 가치와 자산의 소실을 감수하고 역사적 평가의 잣대위로 용감하게 올라서려 할때 만이 제대로된 정치세력의 확장이 가능한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오히려 반동만을 불러온다. 

결론적으로 이명박의 처음 판단이 그나마 옳았던것이다. 당초 계획대로 무개혁,무정치보복,언론장악,시장권력에 대한 퍼주기만을 했다라면 정권재창출의 가능성이 있었을것이다.

물론,이 경우에도 결국엔 무개혁으로 인한 부정부패만연,무정치보복으로 인한 정치국물들의 독판,땡전뉴스로 인한 국민적 거부감 고조,빈부격차 급증으로 인한 민생경제 파탄으로 인해 어느순간에 가서는 권력을 내놓아야만 할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온 나라를 피투성이로 만드는것보다는 확률이 높은 길이었다.

그런데 이명박은 당초 목표에서 크게 일탈하고 만것이다. 게다가 개혁하다가 이룬 피투성이도 아니고 정치보복만을 목표로한 피투성이라 과거의 김영삼보다도 질이 더 안좋다. 김대중 노무현세력을 죽여 놓고서도 만족하지 못한채 아무 죄없는 한명숙,이광재등에 대한 정치세력제거작업 지속하고있다라는점에서 최악의 악수로 치닫고 있는것이기도 하다.

명분없고 도를 넘어서기까지 한 피투성이의 광기. 국민들은 이렇듯 국민의 힘을 빌리지 않고 벌리는 독선적 광기를 결코 용납한 전례가 없다. 그렇다면 이것은 조만간 거대한 역사의 역설이 도래할것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국민들은 언론장악이 벌어지면 피흘리는 정치인이 과연 누구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그정치인이 얼마나 수구세력에게 두렵게 비춰지고 있는가하는 판단의 잣대로서 활용될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분열주의 정치인,기회주의 정치인,보신주의 정치인은 결코 수구독재세력이 건든 전례가 없다. 따라서 김대중,노무현,이해찬,한명숙,유시민,이광재 등이 과거 당해왔고 현재 당하고 있는 고초는 후일을 위한 영광된 오늘의 낙인이기도 한것이다.

언제나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마지막 불꽃이 가장 화려한 법이다. 이명박정권의 정치는 가장 어두워보이고 경제는 가장 화려해 보인다. 언론장악속에서 수구보수들이 서민의 피와 살로 잔치를 벌이며 태평성대를 부르짖어 대는 참상이 종말을 향해 치달아가고 있기때문이다. 그속에서 땅위에 부지런히 흩뿌려지는 진실한 정치인의 피와 눈물은 곧 여명이 동트고 새싹이 꽃피어나게 될것임을 알려주는 전조다.

민주주의는 이렇듯 피를 먹고 자라난다. 역사의 거대한전환은 바로 그러한 피투성이의 역설 위에서 이루어져온것임을 결코 잊지말아야 한다. 이광재 피투성이는 그러한 단순명료한 진실을 또다시 확인할 순간이 다가오고있음을 다시한번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육군참모총장 11-01-30 01:26
 
요즘은 뉴스자체를 안봅니다.
들을 가치도 없거니와, 봐봤자 정신건강에 헤로울 뿐이기때문입니다.
적어도 현정권이 끝나기전까지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언론자유가 되살아나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놀부 11-01-30 08:23
 
결과는 나왔습니다.  누구 말대로 정의는 질 수 있죠.  하지만 정의가 계속 패배하게끔 내 버려 두어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이번에 정의가 졌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이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낙선에 많은 사람들을 일깨워주었듯,이번의 결과도 많은 사람들이 정의가 패배하지 않게끔 깨워주는 효과를 내게 해 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 봅니다. 
피를 먹고 사는 민주주의.  피가 무서워 관심을 끊다가는 오히려 더 많은 피를 불러 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야생마 11-01-30 08:37
 
친노무현세력에 대한 탄압과,악압은 역풍이 되어 mb의 레임덕을 더욱 가속화 시키겠죠!
이번 재보선 선거만 기다리고있습니다. 제게도 투표권이 있으니, 투표의 힘으로 mb를 심판해야겠죠.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주말 보내세요.
아너맨 11-01-30 14:53
 
슬픈한국님 글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슬픈한국님의 글을 읽고 정치와 경제 전반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좋은 글 좀 더 자주 올려주세요..
Rhdjh 11-01-31 02:12
 
언제나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주합니다. 한병숙 대통령론 연재 부분을 대하면서 새로운 문이 열리는 감흥을 받았습니다. 가슴 뭉클하고 목이 메어오는 서글픈 대한민국의 2011년 설을 앞두고 있습니다. 올  차례상엔 노대통령님께 따뜻한 국 한 그릇이라도 올려 드리려구요. 건강하시고, 불행하지만 늘 행복한 삶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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