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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뚱땅 정치
조회 1,031  |  추천 9  |  비추천 0  |  점수 70  |  2011-04-03 12:50
글쓴이 :   무주공산

얼렁뚱땅 정치 
-70년대식 전시행정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명박


박정희 때는 동양 최대를 되게 좋아해서 툭하면 동양최대의 건물이라느니, 동양 최대의 댐이라느니 하는 소리가 신문지면을 요란하게 장식하곤 했다. 세계 최대까지는 힘들어도 툭하면 일본을 능가했다는 걸 큰 자부심과 자랑거리로 내세우곤 했다. 박정희가 매사에 큰 것을 좋아한 건 식민지인 출신이나 후진국 출신의 열등감에서, 혹은 키 작은 사람의 열등감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사실 우리 건축의 특징은 규모가 큰 것과는 무관하다. 해방 전에 중국에 살았던 한 교포는 남대문 얘기를 하도 들어서 그게 대단히 크고 근사할 것이라 상상하다가 막상 해방된 나라에 와서 남대문을 보고 여간 실망하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에는 조그만 시골 마을에 가도 그 정도 크기의 문은 쉽게 볼 수 있었다고 하니까. 건축 전문가들은 우리 건축은 목공예처럼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점에 그 특징이 있다고 지적하고 그 대표적인 사례로 비원 건물들을 들곤 한다. 

우리 조상들의 솜씨가 얼마나 정교하고 섬세했는지는 해인사 장경각, 토함산 석굴암 등의 뛰어난 보존방식 등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후세들이 그런 유적들을 개수하면서 함부로 망친 사례들을 보면 그런 점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하기사 그 시절에는 모든 걸 영업이익이나 이윤 같은 자본의 논리로 보지 않았으니 뭐든 시간을 들여가며 공들여 짓고 만들어서 그랬기도 했으리라. 

아무튼 원래 여유있고 유유자적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언제부터인가 효과나 이익이 당장 눈 앞에 나타나는 면에만 집착해서 모든 걸 빨리빨리, 졸속으로 짓고 세우는 데만 집착하기 시작했다. 이런 건 바로 전형적인 군바리식 사고 방식과 흡사해서 5.16 이후에 등장한 군사독재가 이런 경향을 불러일으킨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옛시절의 군인들이야 뭐로 밤송이를 까라고 해도 무조건 까야 했으니까. 대다수 사람들이 호구지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했고, 전후에 잿더미가 된 나라 경제를 시급히 발전시켜야 했던 시절에는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해 줄 수 있지만 이제 어느 정도 숨돌릴 만한 시대가 왔는데도 여전히 그런 식의 행동방식이 지배하는 걸 보면 사람들의 습관에너지는 참 무섭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제 술수나 사기로 목적을 달성하는 변칙적 방식이 정당화될 수 없고 개인의 신화적이고 영웅적인 행위보다는 조직과 시스템을 통해서 합리적으로 목표를 이뤄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대에도 터무니없는 사기수법들이 영웅적인 신화로 미화되곤 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이제는 고인이 된 정주영의 1952년 유엔군 묘지 공사 에피소드를 들 수 있다.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서 그 일화를 잠시 소개하기로 하자    

"그 당시 미국의 아이젠 하워 대통령이 부산 유엔군 묘지를 방문하기로 하자 미군측은 정주영 회장에게 묘지를 파란 잔디로 단장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엄동설한에 파란 잔디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주문이었다. 그때 그는 '풀만 파랗게 나 있으면 돼냐', 고 반문한 뒤, 보리밭에서 새파랗게 자라는 보리를 수십 트럭 옮겨 심어 묘지를 녹색바다로 만들었다. 이후 미8군 공사는 손가락질만 하면 정주영의 것이 됐다."

이런 일화에 관해서 쓴 이의 논평이 가관이다. "불가능을 가능케 했던 정주영 명예회장에 대한 경영 에피소드는 많다. 그 에피소드를 통해서도 그의 도전 정신이 얼마나 투철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던 시대에 그렇게 해서라도 목표를 이루고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칭송할만한 일이 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90년대나 2천년대에 그런 논평을 한다면 그 사람은 얼간이거나 아니면 현대 재벌 홍보담당자나 장학생에 불과한 인간일 것이다.

박정희 시절에는 이런 얼렁뚱땅이 변칙적인 임시방편이 아니라 표준으로 통용되곤 했다. 맥아더풍의 검은 선글래스를 떡 하니 끼고 이인제를 닮은 얼굴과 헤어스타일에 키 작고 낯빛이 새카만 각하께서 어느 지역에 납신다는 통보가 뜨면 그 지역 기관장들이나 관리들 사이에서는 으레 생난리가 나곤 했다. 그들은 대통령이 행차하는 길 가의 산에 나무 하나 없는 것이 마음에 걸려 숲이 무성한 산에서 생 소나무들을 베어와 심고, 새빨간 맨땅에 녹색 물감을 뿌려서 하루밤 사이에 기적퍼럼 산림녹화를 해치우곤 했다. 그리고 가카께서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지나가시고 며칠이 지나면 뿌리 없는 그 소나무들은 당연히 새빨갛게 타죽어서 죄다 뽑아버려야 했다. 

군부 독재자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이런 무리와 사기적 수법이 쉽게 통용되곤 했다. 나라 전체가 군대 내무반하고 비슷했으니까. 박정희와 정주영이 쿵짝이 잘 맞았던 것도 다 그들이 서로 비슷한 부류들이었기 때문에 그러했을 것이다. 그 당시가 워낙 어려웠던 시절이고, 또 그들에게는 공도 좀 있다고 하니 그냥 넘어가주자. 한데 21세기에 접어든 이 대명천지에서도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 치하 같은 원시시절에나 통용되었음직한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이 시대는 이제 독재자의 말 한 마디가 법으로 통용되는 시절이 절대로 아니다. 이제는 정부 행정이 대통령이 생각나는대로 아무 얘기나 툭툭 내던져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잘 훈련된 관료들이 국가의 장기적인 청사진과 비전과 목표에 따라서, 그리고 국민의 동의와 협조를 얻어가며 조직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한 시대다. 대통령은 그저 그 전체적인 흐름을 적절히 조정하고 조율해주면 된다. 그저 필요할 때나 적절히 관여해서 보이지 않게 보완해주면 되고. 

그런데 롯데마트에서 닭튀김을 팔겠다고 나서서 난리가 나자 대통령이 프렌차이즈 치킨집의 닭값을 거론하신다. 그런 건 물가를 담당하는 9급 공무원 정도가 거론할 문제 같은데. 원래 당선 초기에 어디의 전봇대를 뽑아낸 치적으로 과연 건설신화의 영웅답다는 칭송을 들은 분이니 그럴 수도 있기는 할 것 같기는 한데 좀 어이가 없다. 

최근에는 기름값이 리터당 2천원대를 돌파해서 국민의 원성이 자자해지자 정유사의 농간일지도 모른다는 혐의점을 툭 내뱉어서 바쁜 관료들(정말 바쁜가는 의문이다만)만 생고생하게 만들었다.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말씀 한 마디에 자동차 학원들을 쑥밭으로 만든 사례를 비롯해서 이 대통령은 수시로 관료들과 자영업자들과 기업가들을 괴롭히는 데 이골이 난 분이다. 전혀 영양가 없는 즉흥발언으로 고급인력들을 하릴 없는 데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분이고.

이 분은 왜 모든 문제들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 근본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툭하면 매사에 근거도 별로 없어 보이는 즉흥적인 발언들을 남발하고 매스컴을 화려하게 장식하면서 정치를 하시려 드는 것일까? 9급 공무원들, 혹은 5급 공무원들이나 할 만한 조무래기성 발언을 남발하시면서. 

그 이유야 다들 짐작하고 남음이 있으실테니 생략하기로 하자. 아무튼 그가 하는 행동, 발언 등은 영락없이 박정희나 정주영 같은 올림푸스 산신들이 하는 짓거리를 닮았는데, 이제 우리는 신화시대가 아니라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시대에 살고 있으니 제발 신화시대에나 통용될 법한 전시성 쇼들은 그만 둬줬으면 좋겠다. 소리만 요란할 뿐 내실은 별로 없는 전시행정 같은 것은 박정희 시절에 신물나게 겪었으니 <이제 고만하세요, 많이 먹었어요.>

예전에 김성홍이라는 교사겸 소설가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한낮에 교장실에 들어갔다가 대머리에 낯빛이 발그레한 교장선생님이 의자에 기대어 조용히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 아름답게 느낀 소감을 술회했다. 그는 교장이 학생부 교사들이나 담임들이 할 일까지 가로채가며 괜히 바지런하게 설치고 돌아다니는 학교보다는 모든 실무를 교감과 교사들에게 맡기고 그렇게 한가로이 오수를 즐기곤 하는 교장 선생님 덕에 그 학교가 모든 면에서 잘 돌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로서는 아주 공감이 가는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이 대통령도 전 대통령들이 했던 것처럼 일관성 있는 정책들을 조용히, 소리없이 추진해 나가고 중요한 모든 사안들은 방향만 제대로 정해서 총리 이하의 관료들에게 맡기고 본인은 낮잠이라도 자주 주무셨으면 좋겠다.  머리는 나쁘고 몸은 부지런한 지도자를 만나면 국민이 고생한다는데, 거기에 쇼맨십까지 강하고 특정 집단이나 기득권 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향까지 있다면 국민은 개고생할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주공산&사회적네트워크&2011년 4월 3일





푹신한돼지 11-04-03 17:25
 
잘읽었습니다.



공지 이 게시판은 무주공산님 전용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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