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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는 도덕, 윤리와 아무 상관없다
조회 1,109  |  추천 8  |  비추천 0  |  점수 60  |  2011-04-01 13:40
글쓴이 :   무주공산

혁명의 길
The way of Buddha 5:마음공부는 도덕 윤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가끔 불교방송을 보면 그 프로그램들이 <마음이 곧 부처>인 진실을 알게 하는 내용보다는 그저 부부싸움이나 고부간의 갈등을 잘 극복해내는 법,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루는 법 등과 같이 일상에서 지혜롭게 사는 데 도움이 되는 팁들을 제공해주는 정도의 내용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어 내 옛 스승의 말마따나 “군화신고 발등 긁는 것 같은” 답답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불교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방송의 속성상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른 앎을 통해서 눈을 뜨고,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서 자기 삶을 근원적으로 혁신하거나 자신의 좋지 않은 습관 에너지들을 바로 잡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수의 말대로 세상에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는 이가 많지 않고 그저 자신의 욕망이나 습관 에너지들이 시키는대로 편하게 살아가려는 이들을 부추기는 넓은 문에만 사람들이 미어터지게 모여든다. 세태가 그러하니 불교방송에서 그 정도만 보여주는 것도 세상에 적지 않은 덕이 될 것이다.

한데 마음공부에 관해서 잘 모르는 이들은 흔히 수행이라고 하면 자신의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면을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것으로 바꾸는 일이라 여기곤 한다. 여자를 멀리하고 돈을 탐하지 않는 것을 포함해서 모든 욕망을 다 끊고 금욕주의자처럼 청빈하게 살아야 하고, 술 담배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이들이 의외로 많다.

술을 과하게 마시면 정신이 혼란스러워지니 과하게 마시지 않는 것이 좋은 건 당연하다. 세상에서 제 아무리 좋다하는 운동을 다 하고 온갖 보양식을 다 먹는다 해도 담배 하나 끊는 것보다는 못하니 제 몸의 건강을 위해서는 가급적 담배를 끊는 것이 백번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일 자체와 마음공부 사이에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

인도의 마하라지는 무학자임에도 자각을 이루고 많은 이들에게 근본 지혜를 설파한 분이지만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담배를 파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평생 담배를 즐겨 피우다 마지막에는 담배 때문에 건강이 악화되어 사망했다. 조계종 같은 데 소속된 정통 승려들이야 계율 때문에 내놓고 담배를 피우기는 어렵겠지만 그렇지 않은 수행자들 가운데는 담배를 즐겨 피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세상 사람들 가운데는 흔히 도덕이나 윤리와 수행을 무의식적으로 결부시키곤 하는 경향을 지닌 이들이 적지 않은데 이것은 원래 우리 인간이 사회화되는 과정과 결부된 폭력과 깊은 연관이 있는 현상으로 보인다. 세상에서는 흔히 수행을 훈련의 일종으로 보고 있고, 우리 인간이 어린 시절에 보편적으로 받는 대표적인 훈련의 하나가 사회화 훈련과정이 아니겠는가.

예전에 나는 누가 들려주는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듣고 배꼽을 잡고 웃은 적이 있었다. 어느 무식한 교장선생님이 각급 교실을 순시하다가 어느 교실에서 지구본이 23.5도 기울어져 있는 것을 보고 놀라서 이게 왜 이렇게 되었느냐고 묻자,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제가 안 그랬어요,” 라고 했다는 이야기. 이것은 아이들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책임을 모면하고 벌을 받지 않으려는 마음구조를 갖게 된 폭력적인 사회화 과정을 절로 떠올려 준다.

대체로 세상 남자들이 가장 탐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는 돈과 여자다(나는 남성이라서 여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남성의 경우만 예로 들었다). 대개의 남자들은 이 두 가지를 쫓아다니는 것으로 한 평생을 보낸다. 굳이 한 가지를 더 들라면 권력인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최대의 권력이니 돈과 여자로 줄여서 이야기해도 별 하자가 없을 것이다.

제 마음 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돈과 여자만 쫓아다닌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 두 가지는 대다수 남자들이 치열하게 함께 좇는 것이니 목표를 이루기도 쉽지 않거니와 그러는 과정 자체가 고통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공부를 한다고 해서 돈과 여자를 돌같이 보려고 하는 짓 역시 전자와 똑같이 허물 많은 짓이다.

<전등록>에는 수행하는 어떤 스님을 지극정성으로 봉양한 노파의 이야기가 나온다. 스님이 오로지 공부하는 일에만 전념하도록 하기 위해 홀로 수행할 있는 거처를 마련해주고 삼시 세끼를 정성껏 해다 바친 노파는 스님의 공부가 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어느 어여쁜 자기 딸을 스님이 거처하는 집에 들여보냈다. 이튿날 노파가 집에 돌아온 딸에게 밤새 어떤 일이 있었느냐 물어보자 딸은 스님은 도력이 높은 분이라고 칭송하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했다. 말에 노파는 대로하여 스님을 돌중이라 욕하면서 집에서 내쫓고 집에 불을 질러버렸다.

이 이야기는 뭐든 끊는 것을 능사로 삼는 이승법적 수행을 경계한 일종의 화두이기도 하다. 여자에 대한 욕망은 그저 인연 따라 일어나는 일일 뿐이니 집착하지만 않으면 될 일이지 그것을 끊는 것을 공부의 핵심으로 삼는다면 <남의 노래를 부르지 말라>에서 소개한 일화에 나오는 회양선사의 말마따나 수레가 가지 않는다고 해서 채찍으로 말이 아니라 수레바퀴를 치는 일이나 다름없다. 돈에 대한 욕망 역시 그 글에서 내가 이야기한 것처럼 끊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돈을 돈 이상으로도, 돈 이하로도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세상에서는 흔히 이렇게 도덕군자처럼 사는 것을 일러 수행이 높고 도가 높다고 한다.

제 참다운 성품을 밝히는 데는 돈도, 노력도, 시간도 들지 않는다자신이 본래 그러하다는 진리를 아무 수속, 절차를 밟을 필요없이 단박에 깨치면 그만이다. 다만, 자각을 하는 데는 돈과 노력과 시간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을 뿐이다. 때로 우리는 제 자리로 돌아오기 위해 지구를 한 바퀴 돌아와야 하기도 하니까. 자각하고 나면 그처럼 간단한 일도 없어서 옛 성현들은 “코를 푸는 것처럼 쉽다”고 했다. 몇 십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어느 날 문득 그런 진실을 온몸으로 체감한 이들은 어처구니없다고 할 만큼 너무나 간단한 일에 자신이 그토록 오래 목을 매며 헤매 다닌 것에 기막혀 하곤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자신이 지은 죄가 많아서 이런 공부를 하기에 적합한 이가 아니라 여기곤 한다. 가톨릭에서 “내가 죄인이로소이다” 라고 가슴을 치게 하는 의식, 그리고 개신교에서 지난 주중에 저지른 죄를 일요일에 교회에 와서 참회하게 하는 관행은 원래부터 자기비하하는 경향이 강하고 자책을 잘 하게끔 길들여진 선량한 보통사람들에게는 독약이 될 수 있다.

그런 종교들이 그런 점을 강조하는 데도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부작용을 낳을 소지가 많다는 뜻이다. 대체로 깡패들은 모든 책임을 세상 탓으로 돌리고 매사에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선량하다고 하는 이들은 모든 책임을 자기 탓으로 돌리고 신경정신과를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수행자인 셸던 콥은 자책하는 성향이 강한 자신을 일러 "과거에 나는 길바닥에 책임이 굴러다니면 죄다 주워 내 것으로 삼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신경정신과 의사들은 이런 이들을 일러 <노이로제 환자>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자긍심을 핵심으로 삼는 불교의 가르침은 시사해주는 바가 많다.

붓다는 희대의 살인마 앙굴리마마도 받아들여줬다. 요컨대 살인마조차도 얼마든지 자기 근본 성품을 밝힐 수 있다는 이야기다. 왜 안 그렇겠는가? 살인이란 더없이 지탄받을 행위이긴 하나 그가 자신이 참으로 어떤 존재인지를 아는 것과는 무관한 일이기 때문이다. 살인을 한 것하고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을 안다는 것하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진실이 이렇다고 해서 술 담배를 마음껏 하고, 여자와 돈을 마구 탐하고,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수시로 먹으면서도 얼마든지 마음공부를 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분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 짓들은 인연 따라 그 응보를 받을 수밖에 없다. 살인을 하면 세상법에 따라 필연코 “담 높은 집”에 들어간다.

 



                                                                                                                       ⓒ무주공산&사회적네트워크&2011년 4월 1일





일호 11-04-02 13:54
 
공감 하나는,
영화 추격자와 황해를 만든 나홍진감독은 인터뷰에서
'남자들은 대부분 그 정도와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근본적으로 돈,여자,가정 이 세 가지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요.

공감 둘은,
라마나 마하리쉬도 암으로 운명했지요.

공감 셋은,
종교.......인민의 아편이라기보다 족쇄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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