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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컨트롤할 수 없다
조회 1,034  |  추천 7  |  비추천 0  |  점수 50  |  2011-03-30 16:15
글쓴이 :   무주공산

혁명의 길
The way of Buddha 4:우리의 참 마음은 컨트롤 할수 있는 것이 아니다.


<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말이 유행한지도 꽤 오래 되었다. 서점에 가면 그런 주제를 설파한 책들이 자주 눈에 띈다. 참혹한 일을 겪은 이들은 힘겨운 제 마음을 어쩌지 못해서 마음을 컨트롤 하려고 애쓴다. 심약한 투수는 패배의식에 젖은 자기 마음을 굳건한 마음으로 바꿔보려는 뜻에서 마음을 컨트롤하려고 애쓴다. 삼점 슛 전문인 농구선수는 시합하기 전에 삼점 슛이 근사하게 들어가는 이미지를 거듭 그려보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사업에 자주 실패한 사업가는 성공하는 사업가가 되려고 마음자세를 고쳐보려고 애쓴다. 그런데 진짜로 마음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일까?

 

여기서 우선 개념상의 혼란부터 바로 잡아보자. 앞서 올린 글들에서 나는 참나, 실재를 <마음>이라고 표현하곤 했는데 이때의 마음은 세상에서 흔히 쓰는 마음이라는 말과는 다르다. 세상에서 흔히 쓰는 마음이라는 말은 참나나 영성이 아니라 정신, 생각, 감정, 의지를 뜻하곤 한다. 그리고 마인드 컨트롤 방법을 설파하는 이들은 흔히 정신자세의 컨트롤을 지향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정신을 잘 다스려서 세상에서 늘 승리하고 돈도 많이 벌고 낙관적으로 즐겁게 살자, 라는 것 정도가 그들의 모토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법은 대다수 사람들의 구미에 딱 맞아떨어져서 이런 책들이 잘 팔려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시크릿>이라는 책이 그토록 불티나게 잘 팔려나가는 것도 다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 때문일 것이다.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서 돈 많이 벌고 자주 승리하고 성공하고자 하는 것이 나쁠 것은 없다. 한데 그런 것을 우리 삶의 근본 목표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런 목표를 지향하는 삶은 부분적이고 협소하고 표피적이고 피상적이기 쉽다. 즉 우리 삶에 근원적으로 주어진 고()에서 끝내 벗어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텔레비전 드라마에도 자주 나오듯이 돈이 많은 사람들일수록 내면이 아주 삭막한 경우가 적지 않다. 내면이 사막이라면 돈 더미 위에서 잠을 잔들 본인에게 무슨 덕이 있겠는가. 승리한다고 해서 그 승리의 기쁨이 천년만년 가는 것은 아니다. 승리의 기쁨은 아주 짧다. 돌아서자마자 다음 승부에서 어떻게 하면 지지 않을까 고심하는 고통의 사이클이 다시 시작된다. 한번 성공했다고 해서 죽을 때까지 그 성공이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이나 다름없다.

 

사람들에게 과거에 아주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라고 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한둘을 떠올리기도 힘들어 한다. 열 가지 정도를 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단히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내 경우에는 어렸을 때 길에서 넘어져 상처가 났을 때 그 이야기를 듣고 부리나케 달려온 어머니가 나를 등에 업고 “우리 아들 다쳤네, 어여 나아야지” 하고 둥기둥기하며 집으로 갈 때 어찌나 행복한지 온몸이 가무락하게 잦아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재수하지 않고 일차 대학에 붙었을 때, 간절히 사랑하던 이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첫 아이가 생겼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등등.

 

우리가 참으로 행복했던 순간들은 이처럼 가뭄에 콩 나듯이 드물디 드물다. 그리고 대개의 사람들이 행복이나 즐거움이라고 꼽는 것은 대개 들뜬 행복이나 쾌락 같은 것이기 쉽다. 그런 것들은 진정한 행복이나 즐거움이 아니라 부황하고 덧없는 것들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그런 식의 들뜬 쾌락이나 환락은 덧없다고 여기고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물을 찾아, 마르지 않는 샘처럼 늘 은은하게 감도는 행복을 찾아 머나먼 순례의 여정에 오른다. 참다운 나를 찾는 여정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행복과 즐거움을 쫓으면서도 정작 이런 감정들이 어떤 회로를 거쳐서 일어나는지 잘 모르기 쉽다. 붓다는 그런 면에서 위대한 심리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이미 이천 오백년 전에 우리의 내면에서 생각이나 감정, 의식이 일어나는 실상을 면밀하게 더듬어나갔다.

 

붓다는 우리의 의식을 여덟 가지로 나눠서 봤는데 그 중에서 6식은 눈, , , , , (眼耳鼻舌身意)이라고 하는 6근이 외부의 조건(경계)들과 화합해서 일으키는 것이다. 그리고 제 7식은 말라식이라고 해서 우리의 에고의 영역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아뢰아식 혹은 함장식Store consciousness이라고 해서 우리의 잠재의식 혹은 무의식에 해당하는 제 8식이 있다. 붓다는 이런 구조를 토대로 해서 우리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제시했다.

 

우리의 일곱 가지 의식은 심의식 혹은 마음의식mind consciousness이라고 해서 우리가 평소 쉽게 지각할 수 있다. 그리고 아뢰아식의 영역은 우리의 지각으로 포착되지 않는 영역이다. 우리의 아뢰아식 층에는 온갖 의식이 씨앗의 형태로 보존되어 있기에 저장한다는 의미에서 그것을 함장식이라고도 한다. 우리의 아뢰아식 층에는 조상들에게서 상속받은 습관에너지들, 자애심과 기쁨,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의 씨앗들이, 그리고 슬픔과 두려움과 절망과 분노 같은 부정적인 에너지의 씨앗들이 저장되어 있다.

 

우리가 자기 마음을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않고 평소에 생활을 함부로 하다보면 이런 부정적인 의식들이 적당한 외부 조건들의 자극을 받을 때마다 8식의 영역에서 심의식의 영역으로 올라온다. 마치 씨앗에 물을 주면 싹이 나고 자라서 꽃을 피우는 것과도 같다. 이럴 때 우리는 화를 낸다고 하고 슬프다고 하고 절망스럽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심의식의 장 속에 발현된 의식들은 다시 아뢰아식으로 돌아가는데 그렇게 돌아갈 때는 전보다 훨씬 더 강한 에너지를 띤 채 아뢰아식의 층 속에 저장된다.

 

불가의 수행 가운데서 한 방식은 이렇게 순환하는 사이클에서 부정적인 의식들이 순환하는 사이클은 그 진폭을 자꾸 더 축소하려 하고 긍정적인 의식들이 순환하는 사이클의 진폭은 자꾸 더 확대하려는 방식이다. 말하자면 긍정적인 의식의 씨앗들에는 자꾸 물을 주고 부정적인 의식의 씨앗들에는 의식적으로 물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나이어린 자녀들이나 어린 학생들처럼 무력한 이들에게 화를 낼 때 보면 처음에는 사소한 일로 화를 내다가 갑자기 그 화가 내면의 어떤 곳에서 치솟아 올라오는 강력한 에너지에 편승해서 마구 증폭되는 것을 경험해본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부부싸움처럼 어른들이 싸우는 경우에도 그런 일들을 경험한다. 처음에는 마음이 좀 불편하면서 살짝 화가 났다가 이윽고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그 화의 강도가 폭발적으로 증폭되면서 아무 욕이나 마구 내뱉고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려는 충동을 제어하기 힘든 경우. 바로 이런 것이 우리의 무의식 곧 8식의 작용이다. 그렇게 자꾸 화를 내다보면 아뢰아식 층에 저장된 우리의 분노의 씨앗은 자꾸 자라나서 점점 더 쉽게 화를 내고, 그 강도도 강해진다.

 

우리는 흔히 성품을 밝힌 이들(이른바 깨달았다고 하는 이들)은 화도 안 내고 시샘도 하지 않고 좌절하지도 않으리라 상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런 이들도 역시 범부들과 마찬가지로 아뢰아식 층에 그런 부정적인 씨앗들이 저장되어 있다. 다만 그들은 우리 의식의 이런 흐름을 잘 알아서 평소에 부정적인 의식들의 씨앗에 물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 그런 씨앗 에너지들의 힘이 자꾸 약해지는 것뿐이다.

 

제대로 된 마인드 컨트롤은 바로 이런 것을 이른다. 붓다는 이런 마인드 컨트롤방식을 일러서 8정도라고 했다. 붓다가 최초의 설법을 통해서 가르친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사성제) 중에서 네 번째 진리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견, 정념, 정사유, 정어 등의 여덟 가지 길이 바로 그것이다. 평소 이런 여덟가지 길을 통해서 늘 바르게 살아갈  때 비로소 육근이 청정해지면서 진정한 평화와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다.

 

마음을 이렇게 근본적으로 다스리려 하지 않고 그저 심의식의 장에서만 이것을 저것으로, 저것을 이것으로 바꾸려 해봤자 조삼모사 식의 먼지만 피우는 짓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것을 일러 우리는 흔히 컨트롤 혹은 조작이라고 한다. 의식의 흐름을 제대로 직면하고 주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의식을 저런 의식으로 인위적으로 조작하려 하고 좋은 건 환영하고 싫은 건 외면하려 해봤자 잘 되지도 않고 부작용만 더 일어난다. 그래서 흔히 구루들은 의식이 일어날 때는 그게 어떤 것이든 간에 찍어누르지도 말고 부추기지도 말고 그저 지켜보라고 한다. 흘러가게 가만 내버려두라고.

따라서 제대로 마음을 다스리려면 평소에 의식의 흐름을 늘 주시하면서 바람직한 생활을 통해 정원사가 정원을 정성껏 가꾸듯 아뢰아식이라는 더 깊은 의식의 흐름을 잘 다스려야 한다.
 
 

물론 이때의 마인드 컨트롤은 우리의 참나인 마음을 컨트롤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우리의 참 마음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연 따라 일어나는 온갖 의식들을 늘 무수히 비춰주지만 진흙밭의 연꽃처럼 그 어떤 것에도 오염되지 않고 아무 자취도 남지 않는 청정한 것이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흔히 이 마음을 일러 청정심이라고도 한다.

 

우리의 마음은 그 어떤 것으로도 포착할 수 없고, 있는 듯하기도 하고 없는 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이 없다면 우리는 어떤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슬퍼도 슬픈 줄 모르고 기뻐도 기쁜 줄 모른다. 그것이 없다는 것은 곧 그것이 깃들 우리 몸이 해체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죽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 몸이 죽어도 그것은 죽지 않는다. 그래서 그것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도 있었고 죽은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은 우리의 참나인 마음을 포착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심의식의 장에서 일어나는 온갖 생각과 감정들을 순간순간 알아차리는 것을 통해 우리의 참나인 마음이 여전히 우리 안에서 지성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안다. 멀리 산 너머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통해서 그곳에서 불이 났음을 알고 화분에서 아름답게 피어난 꽃을 보고 그 밑에 뿌리가 있음을 아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교 경전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전 중의 하나인 금강경에는 이에 관한 이야기가 아름다운 시(四句偈)의 형태로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요약되어 있다.

 

“보이고 들리고 생각나는 모든 현상은 하나같이 허망하고 덧없는 것이다. 만약 모든 현상이 현상이 아닌 줄 알면 곧 여래를 보는 것이다.

 

스크린을 스치고 지나가는 온갖 영상들이 실재가 아니라 한갓 인연 따라 일어나는 공허한 이미지들에 불과한 것임을 안다면 그 바탕이 되는 부처, 곧 참나를 그대로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다


                                                                                                                       ⓒ무주공산&사회적네트워크&2011년 3월 31일





슬픈한국 11-04-01 13:53
 
잘 읽었습니다.
일호 11-04-02 13:59
 
잘 보았습니다. 자상하신 설명입니다.
마인드는 콘트롤하려고 할 수록 콘트롤되지 않지요. 콘트롤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그릇되었다고나 할까요. 저의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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