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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사태를 보면서 드는 몇가지 의문과 느낌
조회 1,098  |  추천 9  |  비추천 0  |  점수 34  |  2011-03-01 12:18
글쓴이 :   무주공산

현재 리비아에서 진행되는 사태를 보면서 나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착잡한 심경에 사로잡힌다. 그러면서 계속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카다피는 과연 김일성이나 스탈린 같은 인간일까? 그를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까? 나는 어째서 무바라크는 백번 물러나야 했다고 믿는 반면에 카다피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려 들까?

아마 거기에는 그린북이라는 책이 상징해주는 것처럼 카다피가 갖고 있었던 정치적 신념에 대한 어느 정도의 호의가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세계 패권을 추구하는 미국에 대한 카다피의 주체적인 자세를 호의적으로 봐왔던 시각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카다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별로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내면에서 일어나는 어떤 의문에 대해서도 스스로 자신있게 답하지 못한다.  내 의문은 다음과 같다.

맨먼저 일어나는 의문은 카타피는 그간 리비아 국민에게 이익을 가져다준 인물이었는가, 아니면 손해를 끼친 인물이었는가? 다음으로는, 카다피는 어째서 자신의 유고시에 일어날 수 있는 혼란을 예상하고 대체세력을 키우지 않았는가? 다음, 카다피가 그런 대체세력을 키우지 않은 것은 결국 그도 김일성부자처럼 부자상속을 통한 권력의 영속화를 꾀한 사람이었기 때문일까? 다음, 카다피가 물러날 때 어떤 세력이 리비아의 지배세력으로 부상할까?

다음, 그 지배세력은 미국과 서구제국들의 하수인이 되어 과거 서구의 피식민지였던 국가들이 독립한 뒤 상투적으로 밟은 서구 자본의 예속국가가 되는 전철을 밟을 것인가? 다음, 처음에는 제아무리 좋은 이념과 실천력을 가진 지배자라 해도 장기적인 권력독점을 누리다 보면 부패하기 쉬운데 카다피도 역시 그런 범주에 들어가는 인물일까? 

마지막 의문은 얼핏 대단히 옳은 것같기는 하지만 이런 판단을 유보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쿠바의 카스트로 같은 인물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카스트로에 대해서도 판단을 유보하지만 일단 그는 대단히 오랜 세월 장기집권을 해왔으면서도 아직까지 권력부패라는 요소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고, 국민들로부터 여전히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의 원조없이 쿠바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경제권으로 만들어가고, 또 신자유주의적 농업시스템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농업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높이 살 만한 점이다.
 
하지만 카다피는 어떨까? 그는 그간 리비아가 서구 제국들의 산업적, 금융적 침탈에 예속되지 않고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나라로 바로 설 수 있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사람으로 비친다. 그간 미국이 그를 실각시키기 위해 무진 애를 썼지만 그가 끝내 무릎꿇지 않은건 실로 대단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는 그도 카스트로와 비견할 만한 용기와 실력을 지닌 인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의문에도 불구하고 나 나름의 원론적인 어떤 느낌이 들기는 한다. 장기독재는 항상 부패할 가능성을 짙게 내포하고 있다는 것. 그것은 일인 독재건, 당독재건, 조직 독재건 다 마찬가지다. 독재권력은 원래 비판을 거부하는 속성을 갖고 있고, 그때문에 활발한 토의와 비판을 통해서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자정작용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곤 한다. 카다피 역시 이런 속성에서 자유롭지는 못했을 것 같다. 

또 하나는 카다피가 제 아무리 옳바른 신념과 실천력을 겸비한 인물이었다 해도 그간 다수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낸 게 아니라 그저 "나를 따르라" 는 식으로 해서 국민들을 카다피 본인의 의지에 피동적으로 끌려가게 만들었다면 그것은 국민 스스로가 자체를 훈련시킬 기회를 박탈한 셈이니 그 역시 과히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인다.
 
카다피가 이런 오류를 범했다는 것은 현재 리비아에 실질적인 어떤 대체 세력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서 잘 드러난다. 그건 카다피가 그런 세력이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아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점은 이집트에 <무슬림형제단>이라는 좋은 대체세력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경우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 

과거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뒤에 뚜렷한 중심세력이 존재하지 않아 한동안 혼란을 겪었던 일은 현재의 리비아 사태를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해방 후에 우리가 그토록 혹심한 내부 갈등을 겪고 6.25라는 동족상잔의 참변을 겪은 것도 일제가 그 전에 한국 땅에 강력한 정치세력이 성장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해버렸기 때문이 아니던가?

물론 식민지제국이 피식민지인들의 독립을 도와주는 일을 할리가 만무하니 일제가 그러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또 우리가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되지 못하고 남들의 힘에 의해 해방된 처지니 그런 혼란이 온 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한반도 남쪽 사람들은 오랜 동안의 치열한 내부 갈등을 겪고 다양한 정변을 겪고, 몇 차례의 독재체제를 거친 끝에야 비로소 스스로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었다. 해방 이후의 우리의 현대사는 바로 국민 스스로가 이렇게 오랜 고통과 산통을 겪으면서 서서히 자생적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한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 카다피가 물러난 뒤 리비아도 역시 길고 짧은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진통의 역사를 밟지 않을까 싶다. 카다피 때문에 자생적인 대의민주주의가 자랄 수 있을 가능성이 원천 봉쇄되었으니 국민전체가 가장 바람직한 체제를 선택할 역량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겠는가. 

최근 리비아 반군의 리더 역할을 하는 이들이 변호사 같은 법률가들이라고 하니 그 말이 맞다면 그건 부르주아 혁명과 비슷한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데 그런 흐름이 과연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까? 그리고 그런 이들에 의해 온건한 개혁이 이루진다면 그것은 미국과 서구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텐데 그것이 리비아인들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는 것일까? 

참, 리비아에는 몇 개의 큰 부족이 있다는데 이런 부족 세력들은 앞으로 전개될 사태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부족주의와 서구적 개념의 대의민주주의는 과연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아마 이번 사태를 내심 가장 크게 반기는 이들은 미국인들이 아닐까 싶다. 그간 눈의 가시같았던 카다피를 리비아 국민들이 스스로 알아서 뽑아내주니 얼마나 고맙고도 감사했을까?  

과거 제정 로마 말기에 로마는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부세력들 때문에 저 유명한 로마군단을 요소요소에 파견하기 힘들었는데 미국도 역시 요즘 심각한 재정적자 때문에 그러기가 힘들다고 한다. 힘들겠지. 군단 하나를 파견하는데 돈이 얼마나 드는데. 그러니 군단을 굳이 파견하지 않고도 그와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하려 들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인 목표는 미국의 석유메이저들이 유럽의 메이저들과 리비아의 석유이권을 나눠먹게 해주는 것일 것이다.
 
리비아의 현정세가 부르주아 혁명의 성공으로 귀결된다면 이 집권세력은 미국과 유럽의 자본세력과 힘을 합하여 카다피의 리비아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을 것인데 그것이 과연 리비아 국민 다수에게 어떤 결과를 미칠지. 그것이 카다피 일 개인의 독재정치보다 국민들에게 더 큰 경제적, 사회적 고통을 안겨주는 결과를 빚어낸다면 리비아 국민들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험난한 변화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 스스로가 각성하고 깨우치는 자기 계몽의 길을. 

어쨌건 간에 나는 내심 카다피가 순순히 물러났으면 한다. 그의 기질로 봐서 자살하는 편을 택할 가능성이 많아 보이는데 그래도 그것이 리비아의 미래를 위해서 좋은 것이 아닐까 싶다. 리비아에 그를 대신해서 권력을 잡고 과거와 마찬가지로 독자적인 길을 걸어갈 실력이 있는 대체세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리비아가 미국과 서구의 자본에 예속되는 결과를 빚는다 해도 카다피가 계속 권력을 잡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그가 계속 집권한다면 그 미래는 뻔하기 때문이다. 그의 총애를 받는 둘째 아들이나 또다른 어떤 아들이 권력을 잡을 텐데, 그런 말로는 뻔하지 않겠는가. 북한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지 않는가.  

리비아인들이 언제고 이런 과정을 밟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지금이 제일 좋은 기회가 아닐까. 카다피의 아들이 대를 이어 리비아를 다스린다는 것은 결국 리비아의 재앙이 될 것이다. 나로서는 자기 계몽을 할 기회를 원천봉쇄당하는 국민들이야말로 가장 불행한 국민들로 보이니까. 국민 스스로가 깨우치고 각성하고 훈련하지 않는 한 참다운 의미의 혁명과 개혁은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주의는 한낱 정치이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서민문화, 생존문화 같은 것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어떤 독재자도, 어떤 위선자도, 어떤 사기꾼도 활개칠 수 없는 풍토가 마련될 것이다.    




동쪽달마 11-03-02 13:07
 
아뭏튼 커다란 개혁의 폭풍속에 리비아가 쳐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동지역 방문 경험상, 이들 국민들의 분위기와 이슬람 문화권의 정서를 조금 느꼈던 것 같은데, 정말 순박하고 순수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가장 진보되고 바람직한 시스템이 민주주의라면 부디 리비아 국민들의 역량과 정서가 성숙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그런데 한편 우리나라 민초들의 삶의 질이 현실적으로 와 닫는게 아직은 소생은 세계인이라기 보다 대한민국 국민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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