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포터 27부
-표고버섯을 재배하다
그간 근황을 제대로 올려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버섯용 나무를 옮기다가 허리를 삐끗한 이후 감기 몸살까지 겹쳐 한 동안 자리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렇게 큰 나무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속이 단단했는지
허리 어름이 찌릿 하더니 곧 칼로 쑤시는 듯 한 통증이 있어서 전혀 힘을 못 쓰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움직이는 것 자체가 힘들더군요
몸을 추스리고 나서는 그간 밀린 것을 한 꺼번에 처리하느라 정신 없이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이곳 어르신들이 농사는 "대충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습니다.
대충이 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철저해야 한다는 말씀은 "영농은 때를 놓치면 안된다" 바로 이 소리였습니다.
해서 저도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지냈습니다.
오늘 올려 드리는 표고버섯도 종균접종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여러분들께 도움을 요청해서 일을 진행했습니다.
일단 버섯용 나무를 한 곳에 모았습니다.

나무가 생각보다 무거워 한 번에 3개 이상 옮기기 힘들었습니다.
이런 나무를 320개 정도 쌓았습니다.
원래 500개 정도 하려고 했는데 시간과 체력이 받혀주지 않아 300개로 축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모아 놓은 나무에 드릴로 하나 하나 구멍을 뚫습니다.
나무 하나에 100- 130개 정도 뚫습니다.
일반드릴로 하다가 전용드릴로 하니 너무 빠르고 쉬웠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드릴은 일반드릴입니다.
전용드릴의 경우 8만원에서 13만원 하는데 제가 두 가지 다 사용을 해봤는데 - 회사가 다릅니다.-
8만원 자리가 더 좋더군요.
두 회사 제품만 사용해봐서 다른 회사 제품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래에 보이는 표고버섯 종균을
하나 씩 손으로 넣습니다.

맨 위의 하얀 부분은 스티로폼 마개입니다.
버섯 전용 드릴로 뚫으면 마개와 멍이 딱 맞습니다.
아 드릴은 종균의 크기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나무 300개 하는데 구멍을 32,000개 이상 뚫었습니다.
삼천 이백개를 잘 못 적은 게 아니라 삼만 이천개가 맞습니다.
구멍 뚫고 종균 넣는 것 까지 4명이서 5일 정도 걸리더군요.
- 비 전문가들이 모여서 하는 터라 시간이 좀 더 걸리기는 했지만
전문적으로 표고버섯 하는 분들도
종균 넣을 때는 사람을 사서 며칠씩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종균접종을 한 나무는 95% 차광막으로 만든 하우스안에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차광막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햇빛을 95% 이상 차단하는 차광막을 써야 제대로 효과를 본다고 합니다.
실제로 만들어 보니 95% 차광막과 일반 차광막의 차이가 컸습니다.
95%도 향에 따라 두 겹으로 쳐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일단 표고버섯의 접종을 마치고 현재는 우물정자로 쌓아 놓고 관리 중입니다.
표고버섯의 경우 내년 봄에 약간 생기고 가을 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내년 가을 부터는 맛있는 표고버섯을 대량 수확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이쁜돌&사회적네트워크&2011년 4월 18일